"원래 임대인이 절반을 깎아줬거든요. 그거 빼고 계산하면 사실상 손해 본 거나 마찬가지예요."
지난달 화곡동에서 정리한 한 룸aoke 업소 실거래 건이다. 전 계약자가 권리금 2억을 받고 나가면서 양수인에게 넘긴 내역서를 들여다봤는데, 숫자가 좀 이상했다. 정확히는, 원가 구조가 유통업이나 요식업과 확실히 다른 룰로 움직인다는 게 문제였다.
## 룸 단위 원가의 비밀은 "고정"에 있다
일반적인 서비스업에서 인건비는 매출의 25~30%를 차지한다. 반면 룸 단위 서비스업, 특히 유흥 카테고리의 경우 룸 TC(테이블 차지) 기준으로 인건비 비중이 10~15% 안쪽으로 떨어진다. 대신 룸당 고정 임차료가 매출의 35~40%를 먹어버린다. 이게 핵심이다. 인건비 싸게 가져가고 임대료로 털리는 구조.
그래서 가격대별 마진율 분포가 기형적으로 나온다. 저가 룸(1시간 기준 8만~12만원대)은 손님이 아무리 돌아와도 룸당 손익분기점에 겨우 걸치는 수준이고, 고가 룸(25만원 이상)은 인건비 변동이 크지 않아서 추가 매출이 거의 순이익으로 들어간다. 2019년 이후 월세 인상분까지 반영하면 중간 가격대가 가장 위험한 포지션이다.
## 같은 층, 같은 평수, 왜 하나는 남고 하나는 나갔나
화곡동 건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지하 1층 50평 룸 8개. A호실은 월 매출 3,800만원 찍고도 3년 버텼다. B호실은 4,200만원 찍고 14개월 만에 권리금 2억 받고 정리했다. 숫자만 보면 B가 나은데 실은 정반대다.
A는 룸당 인테리어 리뉴얼을 18개월 주기로 소규모로 했다. 냄새 제거, 조명 교체, 의자 쿠션 교체 정도. 비용은 룸당 300~500만원. B는 처음에 2,700만원 투입하고 3년간 손도 안 댔다. 결과적으로 B의 시설 노후화가 리뷰와 재방문율을 잡아먹었고, 높은 매출은 전부 "손님 회전율"로 메운 거였다. 손님 회전율 의존도가 높아지면 단가 할인을 쓸 수밖에 없고, 그 순간 원가 구조가 무너진다.
유흥 이용 가이드를 찾는 사람들이 룸 선택할 때 체크하는 리뷰 중에 "시설 깔끔하다"는 항목이 있는데, 이게 사실은 매출 방어력의 역설적 지표다. 시설에 돈 쓴 가게는 가격 할인 여력이 남아 있다.
## 권리금 2억의 실체
양수인 입장에서 다시 계산해보면. 권리금 2억에 월 임차료 650만원, 월 고정비(공과금·관리비) 200만원. 여기에 룸 8개 가동률 70% 기준 월 매출 3,200만원. 원가율 62%면 월 이익 1,216만원. 권리금 회수 기간만 16개월이다. 여기서 인테리어 리뉴얼비 2,400만원(룸 8개 × 300만원)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20개월 이상 걸린다.
화곡 룸싸롱 쪽에서 요즘 이런 딜이 자주 올라온다. 권리금이 올랐다 싶으면 그 안에 숨겨진 고정비 부담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숫자만 보고 들어가면 손해 본다.
다음으로 할 일은 간단하다. 관심 가는 매물 있으면 임대인에게 "최근 3개월 영업매출 장부 원본"을 달라고 요구하라. 사본 말고 원본. 거기서 세금계산서 발행분과 현금 매출 차이가 20% 이상 나면 그 매물은 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