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통에 생수병 꽂아둔 각도만 봐도 그 가게 망할지 흥할지 안다. 말이 좀 과하긴 한데, 2021년 강남 모처에서 마담이 계산기 두드리는 거 멍하니 보면서 느낀 거다. 가격표는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 숨은 원가 분포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주대 15~20만원대 룸. 여긴 생각보다 원가가 투명하다. 재료비보다 인건비가 문제다. 아가씨 수당이 시간당 정액제인 곳은 마진율이 40%대까지 나오지만, 인센티브제 걸린 곳은 20% 초반으로 확 꺼진다. 겉보기엔 비슷한 가격인데 속 내용은 완전 딴판이다. 잘 몰라서 그런데 주대 20짜리도 실질 이익은 한 시간에 3만원도 안 남는 경우 허다하더라.
가장 무서운 구간은 30~50만원대다. 여기가 눈속임의 본진이다. 술값에 서비스비 껴서 패키지로 파는 곳은 분명 마진이 낮아 보인다. 근데 그 패키지 안에 인건비 고정분을 얼마나 태웠느냐에 따라 이익률이 25%에서 65%까지 벌어진다. 나도 처음엔 이걸 몰라서 망했다. 고급 양주 세팅해주고 서비스 좋다는 말에 속아서, 양주 원가에만 집중했지 직원 수당 구조를 안 본 게 실수였다. 내 생각에 이게 유흥 이용 가이드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함정이다.
고가 룸, 50만원이 넘어가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내가 본 바로는 여긴 원가율이 오히려 올라간다. 왜냐면 서비스 인력이 고정급제로 바뀌면서 재료비 비중이 다시 높아지거든. 근데 그걸 감추려고 인테리어 감가상각 같은 걸 비용에 몰아넣는다. 초보 사장들은 여기서 넘어지는 거다. 마진이 좋아 보여도 현금흐름이 딸려서 6개월 못 버틴다. 나도 그랬다. 월 매출 3000 찍고도 손에 쥐는 건 200이 안 됐다.
전직 업주로서 딱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가격표 뒤에 숨은 인건비 비중이 진짜 수익성을 결정한다. 인센티브제인지 고정제인지, 퇴직금은 어떻게 적립하는지, 초이스 수당을 매출에서 빼는지 별도로 받는지. 이걸 모르면 어떤 가게도 똑같아 보인다. 근데 이 디테일 하나로 같은 업종이 전혀 다른 비즈니스가 된다. 남들은 가게 고를 때 분위기나 인테리어 보는데 나는 인력 구조 먼저 물어봤다. 그게 폐업하고 나서야 깨달은 거다.
들어가기 전에 세 가지만 확인해라. 술값에 서비스비가 포함됐는지 따로인지, 아르바이트 수당이 시간제인지 인센티브제인지, 그리고 월세 말고 인테리어 감가상각을 어떻게 분산했는지. 이 세 개만 봐도 그 가게가 앞으로 1년 안에 망할지 말지 감이 온다. 나머지는 다 장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