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한정식 룸살롱, 보증금 5000만에 월세 380만, 권리금 2억에 실거래 완료. 통장에 들어온 순간 사장은 숨을 토했다. 2억이 전부 순수익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취득세, 중개수수료, 미정산 술재고, 종업원 퇴직금 충당금 빼면 손에 남는 건 1억 4천 안팎. 이 숫자를 먼저 잡아야 룸 단위 장사의 원가 구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 가격대별 원가가 왜 다르게 움직이는지
룸 1실 기준, 1시간 단가가 5만원대 룸과 15만원대 룸은 단순히 3배 관계가 아니다. 5만원대 룸의 음료·주류 원가율은 전체 매출의 30~35%까지 치솟는다. 소비자 가격이 낮으면 싼 술로 채워야 하고, 그 술의 도매 마진은 생각보다 얇다. 반면 15만원대 룸은 위스키 중심 회전이라 원가율이 18~22%로 뚝 떨어진다. 같은 10명 테이블이라도 한 시간에 들어오는 원가가 2배 이상 벌어진다.
여기서 함정이 있다. 초보 사장은 "단가 높은 룸이 이更多"라고 생각한다. 맞다, 원가율은 낮다. 인건비·시설유지비 같은 고정비는 룸 수에 비례하므로 고정비 회전이 빠르다는 뜻이다. 문제는 회전율이다. 5만원대 룸은 평균 2.5~3회전/day, 15만원대는 1.2~1.5회전/day. 실제로 강남 A급 라인업 룸 중 연 매출 10억 넘는 매장의 원가율을 들여다보면, 천장이 높아 보이는 건 광고 효과고 실질 마진율은 22~28% 구간에 수렴한다.
## 권리금이 곧 이익이라는 환상
권리금 2억이 들어온 순간, 그 돈은 이미 미래 매출에서 선취된 것이다. 새 주인이 들어와서 갚아야 할 빚이다. 원래 사장은 월 순이익 800~900만원을 유지하던 매장이었다. 권리금 2억을 월 순이익으로 환산하면 22~25개월치다. 업계 표준이 18~24개월인데, 이 가게는 간신히 상위권에 걸쳐 있다.
그런데 여기서 흔히 놓치는 게 있다. 권리금 산정 시 매입 원가율을 곱하지 않는다는 점. 술 재고 3000만원어치가 진열장에 꽂혀 있는데, 이걸 "원가 1400만원짜리 재고"로 잡아야 한다. 새 주인이 3000만원어치 술을 받지만 실제 가치는 그 절반 수준. 이 갭이 첫 달부터 적자 요인이 된다.
## 장사 잘하던 매장이 6개월 만에 휘청한 이유
앞서 말한 2억 권리금 매장, 새 주인은 6개월 만에 월매출 30% 하락을 보고했다. 원인은 단순하다. 기존 단골 종업원 3명이 이탈하면서 룸 관리 퀄리티가 무너진 것. 룸 서비스업에서 종업원 1명당 담당 룸 수는 4~5실이 적정선인데, 3명이 빠지면 나머지 인력이 7~8실을 감당한다. 이 상황에서 응대 시간은 40% 증가하고, 고객 체류 시간은 자연히 줄어든다. 체류 시간이 줄면 술 소비량도 떨어지고, 그게 곧 매출 하락으로 직결된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사장이 무능해서"라고 결론 내리겠지만, 실은 장부만 봤을 때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매장이었다. 원가율 정상, 고정비 정상, 인건비율도 적정 범위. 실체는 룸 단위의 응대 질이었고, 그건 재무제표에 잘 안 잡힌다.
## 실행 전에 이것만 확인
유흥 이용 가이드든 뭐든, 룸 단위 매장을 바라볼 때 확인할 것 세 가지. 첫째, 월 매출에서 원가와 고정비를 뺀 순이익이 월세의 몇 배인지. 2배 이상이어야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둘째, 기존 종업원 유임 조건이 권리금 계약서에 들어있는지. 빠지면 바로 매출 리스크다. 셋째, 술 재고를 시장가로 환산한 금액이 권리금의 15%를 초과하는지. 초과하면 그건 사실상 빚을 사는 거다.
강남 쪽에서 실제 거래 사례를 비교해보고 싶으면 강남 비즈니스클럽 쪽 자료도 한번 훑어보는 게 좋겠다. 숫자로만 보면 모든 게 깔끔해 보이는데, 현장은 숫자 사이에 사람이 들어앉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