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200미터 안쪽 퓨전 바가 문을 닫았다. 8개월 만이었다. 그 자리 바로 옆도 6개월을 못 버텼다.
잘 모르겠는데, 그 뒷골목 기준으로 2022년 말부터 세어보면 폐업한 곳만 대여섯 곳이다. 문제는 이들이 전부 비슷한 패턴을 반복했다는 거다.
질문 하나. "홍대 유흥 이용 가이드" 같은 글 보면 상권 분석, 입지, 임차료 순서로 얘기하잖나. 그런데 실제로 폐업한 곳들은 임차료가 핵심이 아니었다.
## 메뉴판 역산으로 본 폐업 업소의 공통점
내가 주로 한 건 이거다. 단골로 드나들면서 메뉴판 사진 찍고, 재료 원가를 대략 추정하는 거다. 재료비만 봐도 냄새가 난다.
예를 들어 2023년 3월에 연 퓨전 바. 칵테일 9,000원, 안주 세트 28,000원. 칵테일 한 잔에 시럽, 과일, 리큐어 합치면 재료비 1,800~2,200원 나온다. 원가율 22%인데 나쁜 건 아니다. 진짜 문제는 볼륨이었다.
하루 평균 테이블 12개, 평균 단가 4만원. 매출 48만원. 월 1,440만원에서 임차료 550만원, 인건비 400만원, 식재 320만원 빼면 170만원 남는다. 세금이랑 관리비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손해.
살아남은 곳은 달랐다. 연남동 쪽 개인 술집. 사장 혼자 운영. 메뉴 7개. 원가율 30%인데도 남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건비가 거의 없다. 사장 본인이 주방, 서빙, 계산 전부 한다.
질문. 그러면 매일 16시간 일하는 모델이 이상적이냐. 아니다. 절대 추천 안 한다. 건강이 먼저다. 그게 가능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 살아남은 곳들의 차별화 포인트
홍대에서 3년 이상 버틴 곳 공통점. 메뉴가 적다. 10개 이하. 재료가 겹친다. 새우 메뉴가 세 개면 그 새우를 한꺼번에 손질해서 쓴다. 단순해 보이는데 이걸 못 하는 사장이 의외로 많다.
하나 더. "홍대 유흥 코스" 하면 술집 세네 곳 도는 거잖나. 살아남은 곳들은 이 코스의 첫 스탑이나 마지막 스탑에 들어갔다. 가볍게 첫 잔 하거나, 끝에 해장 느낌으로. 중간에 비싸게 쏘는 위치는 아니었다.
비싼 바도 다 망하는 건 아니다. 2023년에 살아남은 고가 바 몇 곳은 예약제. 웨이팅 길면 포기하라는 식. 손님 수를 의도적으로 제한한 거다. 매출보다 테이블 회전이 아니라 "경험 밀도"에 베팅한 셈이다.
## 가장 피해야 할 패턴
잘 모르는 사람이 홍대서 술집 차릴 때 가장 큰 실수. "다양한 메뉴로 승부하겠다." 2023년 폐업 업소 중 메뉴 20개 넘는 곳 세 곳 있었는데 전부 1년 안에 문 닫았다.
메뉴가 많으면 재료 손실이 늘어나고, 주방 복잡도가 올라가고,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 홍대 손님은 기다리는 걸 안 좋아한다. 15분이면 나간다.
잘 모르는 척하면서 이거저거 적어봤는데, 궁금한 건 아래 링크에 더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