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돌아가기

룸값에 붙는 숨은 숫자들, 원가표 한번 안 보신 분들만 손해입니다

## 권리금 2억, 그게 다 이익이 아니었다

작년 겨울, 강남역 뒤편 골목. 2015년에 오픈해서 8년간 운영하던 룸Karaoke 매물이 나왔다. 권리금 2억, 월 임대료 1,100만원. 사장은 "남은 건 거의 내 돈"이라 말했지만, 실거래 내역서를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달랐다.

그 가게의 월 매출은 대략 6,500~7,000만원 사이를 오갔다. 겉으로는 화려한 숫자인데, 원가 구조를 분해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든다. 주류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는데, 도매가 기준으로 주류 원가율은 28~35% 수준이다. 소주 한 병에 1,200원 들여서 4만원에 파는 룸이라도, 그날 그 룸에서 팔린 전체 주류의 평균 마진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

왜냐면 오픈 시간 대비 실제 회전율이 문제다. 화요일 저녁에 3시간 운영하고 2组만 받으면 그 룸의 유효 가동률은 40%도 안 된다. 비어있는 시간에도 냉난방, 인건비, 관리비는 나간다.

## 가격대별로 달라지는 마진의 진실

룸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적정 마진율"이라는 건 사실 가격대마다 제각각이다. 1시간에 3만원대 저가 룸은 회전을 많이 돌려야 수지가 맞는데, 현실은 손님이 2시간 이상 앉아있는 비율이 70%가 넘는다. 1만원짜리 맥주 4잔을 추가 매출로 올린다고 해도, 인건비와 감가상각을 빼면 남는 건 미미하다.

반대로 1시간에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룸은 어떤가. 주류 판매 비중이 줄고 세팅비·대여시간 요금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가율은 20% 아래로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빠뜨리면 안 되는 게 "고객 유치 비용"이다. 플랫폼 광고비, 도우미 관리 비용, 로열티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순이익률은 8~12% 수준으로 수렴한다.

그래서 2억 권리금을 지불한 사람은, 월 1,500만원 이상의 순이익이 최소 14개월은 유지되어야 본전이 돌아온다. 문제는 상권 변화에 따라 그 순이익이 매달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 실패의 잔해에서 읽는 원가 구조

실패한 가게의 장부를 보면 공통 패턴이 있다. 오픈 첫 6개월은 적자, 7~12개월에 손익분기점 도달, 이후 2년차부터 본격적으로 흑자 전환. 이 타임라인이 무너지면 바로 위험 신호다.

한 가지 더. 원가에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건 "물류비"다. 룸 서비스에서 주류·안주를 매장 앞 편의점에서 구해오는 사장이 의외로 많다. 도매 루트를 만들면 10~15% 원가 절감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월 300만원 이상 구매 조건을 맞춰야 한다. 소규모 룸은 그게 안 되니까 편의점에서 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유흥 이용 가이드를 검색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 가격에 이게 맞나" 궁금해하는데, 실제로 그 안에서 돌아가는 원가 구조를 알면 달라진다. 적어도 "왜 이렇게 비싸지"가 아니라 "이 가격에 남는 게 얼마나 될까"로 시선이 바뀐다.

## 가장 피해야 할 선택

권리금을 '투자금'으로 생각하고 뛰어드는 것. 원가 구조를 모른 채 "매출만 나오면 되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계약서에 사인하는 행위가 가장 위험하다. 이곳의 추천 정보에서 다루고 있듯, 장부 확인은 기본이다.

월 매출 7,000만원짜리 가게에서 순이익이 800만원인지 1,800만원인지, 그 차이는 사장의 운명을 갈라놓는다.